2021년과 2022년 사이

2021년 10월,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1. 외딴섬에 갇힌 표류자가 그저 밀려오는 파도를 관망할 수밖에 없듯이 혼자 유튜브 영상을 켜 놓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이 잦았다. 그러다 어느 날은 김강과 수다를 떠는데, 내 입에서 나온 모든 이야기의 출처가 유튜브였다는 점을 자각하고는 수치심이 들어서 엉엉 울었다. 설마 북적북적한 사람들 속이 그리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유튜브 링크를 보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 영상이라도 보며 잠시나마 웃으라는 의미였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 나도 즐겨보는 유튜브 링크를 보내어 화답했다.

  2.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교보문고는 매년 12월에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명단을 공개해 한 해 동안 출판되었던 질 좋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나는 올해 뽑힌 작품들을 둘러보다가 김연수 작가님의 <일곱 해의 마지막>이 명단에 없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계절이 바뀔 때마다 꺼내어 정독한 책이었으니, 당연히 한국에서도 반응이 좋았을 거라는 은연중에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크롤을 아무리 내려도 그 책은 보이지 않아서 명단 제작에 참여했다는 소설가들의 눈이 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려고 했다. 김강에게 이상한 결과라고 투덜대니, 김강은 “작년에 이미 받았겠지. 재작년에 출간된 책 아니야?” 하고 물었다. 김강의 말이 맞았다!

  3. 작년에는 블로그에 다섯편의 글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사실 나는 자주 들어와서 조회 수가 0인 것을 확인하곤 했다. 가끔 누군가 들어와 게시글을 쭉 정주행한 기록이 있으면 기뻤다.

  4. 새해를 맞이해서 김강이 심심풀이로 타로점을 봐줬다. (나는 타로카드를 가지고 있는 김강이 아직도 낯설다.)
    나는 바보 카드를 뽑았다.

  5. 작년에는 수행으로서의 불교에 관심을 기울였다. 덕분에 스스로 불편하게 만드는 마음의 습관을 인지하고 그것이 일어나는 횟수를 조금 줄일 수 있었다. 새해에는 더 나로부터 자유로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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