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를 통째로 잃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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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에게 떡볶이를 만들어 주려고 아시아마트에서 모든 장을 본 후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트램을 타고 한없이 외곽동네로 들어가다 무언가를 깨달았다. 어느 순간부터 오른손에 들고 있던 장바구니가 사라진 것을. 그런 적은 처음이라 믿고 싶지 않아서 침착하게 배낭을 살펴본 뒤 머리에 열이 있는지 확인했다. 열이 나는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가 훔쳐 간 것도 더더욱 아니고. 아마 10분 전쯤 지하철에 두고 내린 듯했다. 미안하고 황당한 마음을 담아 긴급히 문자를 보내었는데 M은 평소처럼 조금 웃는 게 전부였다. 자기도 집에 먹을거리를 사놓았으니 걱정 말라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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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그날 함께 과제를 하는 게 목표였는데, 요리해 먹고 영화를 보다가 시간이 다 갔다. 영화는 <82년생 김지영>을 보았다. 중간중간 영화를 멈추고 서로 한국에 대해 중국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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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 기름으로 촉촉하게 볶은 가지와 치킨을 먹었다. 엄청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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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 사진을 보면 이런 포즈가 많은데 나도 하나 건졌다. 뭔가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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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판데믹으로 독일 사회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가운데 가끔 M에게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듣는다. M은 의연하게 잘 지내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나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지만 통제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운 것이 하루하루 쌓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서 이 시기가 지나고 안전하게 모두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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